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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트코인 광풍 투기인가? 투자인가?
비트코인 폭등 한국은 그라운드제로
조남재 기자   |   2017-12-11

 

▲ 조남재 보도1국장    

[일등방송=조남재 기자]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연초 100만원에 못 미치던 비트코인 가격이 11월 말 1000만원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다시 2000만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열풍을 넘어 광풍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엄청난 돈을 비트코인에 몰아넣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월 6일 한국은 비트코인의 그라운드제로 핵폭탄이 터지는 지점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 각종 증권 관련 사이트, 인기 동영상물 등에 들어가 보면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업체가 내건 광고가 거의 다 있다.

지하철 요금이나 컵라면값 정도로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이 돈으로 지금은 0.00001 비트코인 정도나 살 수 있을까. 국내 암호화폐 거래액은 하루 평균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2017년 11월 말 기준) 빗썸은 우리나라 업체다. 11월 12일 빗썸에 거래가 폭주해 서버가 다운 된 적도있다.

▲ 최근 급 부상 하고있는 비트코인      © YTN 캡쳐


가상통화 비트코인이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하루 새 1000달러 이상 폭등하는가 하면 주 후반에는 이틀 사이에 40% 폭락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는 기업들에서는 가격 급등으로 "고객이 지갑을 열기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와 "수수료 부담이 커져 소액결제에 사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해 “무분별한 투기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1일 열린 출입기자 송년간담회에서 “비트코인 규제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스탠스(입장)를 취할지 (정부 간)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비트코인 투기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가상화폐는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하거나 선물 거래를 허용하는 식으로는 절대 안 갈 것”이라며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정식으로 인정할 때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법으로 허용할 경우, 자칫 정부가 가상통화를 화폐로 인정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는 중국 요리 체인 헤이친로는 비트코인 결제가 10~11월에는 증가했지만, 고작 월 몇 건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지만 "고객 수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반응이 이처럼 엇갈리는 건 이용자 측이 부담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올해 연초였다면 45 엔(약 450 원)~60 엔(약 600 원)이던 수수료가 지금은 650 엔(약 6500 원)~1000엔(약 1만 원)인 셈이다.기껏 수백 엔~수천 엔 단위의 거래를 하는 소매점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더라도 손해 볼 걸 뻔히 아는 고객이 이용할 리 없다.

고객이 이용하지 않으면 소매점 측도 비트코인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는 점포도 늘지 않는다. 비트코인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통화로서의 기능은 약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비트코인을 과연 "통화"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11일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 됐다. 서울 중구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비트코인시장이 급등과 급락이 널뛰기하는 지금 비트코인의 생리와 시장을 분석한다면 투자가 되겠지만 남들도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광풍에 휩쓸린다면 투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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